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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키북 007 - 패턴 연습의 흔적

일곱 번째 청키북 모듈은 오래전 구입했던 패턴 드로잉 워크북 한 권에서 시작한다. 당시에는 이 패턴을 응용해 수업을 진행해 보기도 했다. 작은 패턴을 반복하며 그림을 채워 가는 방식이 흥미로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작업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는 펜으로 작은 면적을 오래 채우다 보니 자세가 무너지고 몸에 무리가 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조금 더 굵은 매직을 사용하거나, 큰 화면에 자유롭게 응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게 되었다. 워크북은 생각보다 종이가 거칠었고, 이미 내게는 충분한 참고 자료가 쌓여 있다. 오래 보관만 하던 책이었기에 이번에는 망설임 없이 한 장 한 장 분해했고 워크북의 표지를 사이즈로 잘라 청키북의 표지로 쓰기로 했다. 이번 청키북에는 완..

청키북 006 - 작업실의 지난 모습

여섯 번째 청키북 모듈은 여전히 오랜 시간 창고에 묵히던 상자들을 정리하며 만들어졌다. 상자를 하나씩 열다 보니 예전에 열었던 개인전 리플렛과 민화 작업 사진, 출력해 두었던 이미지들, 그리고 한동안 받아보던 작은 월간지가 함께 나왔다. 잊고 있었는데 종이들은 묵묵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그 무렵에는 아주 큰 그림을 그렸지만 지금은 사진 몇 장과 리플렛만이 그 시간을 대신하고 있다. 한 장을 접어 만든 리플렛을 다시 펼쳐 보았다. 그림보다 먼저 읽힌 것은 글이었다. 분명 내가 쓴 글인데도 처음 읽는 것처럼 낯설고 부끄럽다. 하지만 몇 줄 읽다 보니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쓰던 언어와 바라보는 방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자라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출력해 두었던 종이..

청키북 005 - 접어 두었던 세상을 펼치다

다섯 번째 청키북 모듈은 오래된 지도들로 만들었다. 한동안 잊고 있었지만 작업실 한쪽 상자에는 오래전부터 모아 둔 지도들이 남아 있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부록으로 받았던 세계지도와 중국 지도, 아메리카 지도, 그리고 여러 나라를 소개하던 화보들이다. 펼쳐보니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 바닥에 늘어놓고 보니 이불처럼 넓게 펼쳐질 정도였다. 어떤 것은 1982년에 제작된 지도였고, 어떤 것은 국가와 지역을 소개하는 특집 부록이었다. 사실 정보로만 보면 이미 오래전에 역할을 끝낸 종이들이다. 국경도 달라졌고, 나라 이름도 바뀌었다. 인터넷을 켜면 훨씬 정확한 지도를 몇 초 만에 찾을 수 있다. 그런데도 버리지 못한 이유를 이번에야 조금 알 것 같았다.젊은 시절 영화 워터월드를 보았던 기억 때문이다.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