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수예와 관련한 사업을 하셨다.요즘으로 말하면 수예품의 반제품, 키트를 준비하여 납품 하는 사업으로, 집이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시장 같았다.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을 수 없던 시절이라 일본에서 들어온 수예 잡지와 도안집은 중요한 아이디어의 원천이었다. 그 가운데는 1962년에 발행된 부록도 남아 있다. 대부분은 출판연도가 없지만, 적어도 60년이 넘는 시간을 건너온 종이들이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이 종이들을 보며 자랐다.어머니에게는 작업의 참고서였지만, 내게는 너무 익숙한 풍경이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그 종이들은 내 감각의 한쪽을 오래도록 만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훼손하는 것이 아까워서 스캔을 해 두려고 했다.하지만 스캔은 정리가 아니라 또 하나의 복제를..